기회와 리스크에 대한 질문
'증권' 혹은 '투자'라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증권거래소 또는 주식 투자를 생각한다. 주식은 투자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러나 채권에서도 큰 이익을 얻었으며 외환, 원자재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유가물에도 손을 댔다.
투자자들 가운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이들은 자국의 주식시장 이외에도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세계 정치, 돈의 흐름, 선진 산업국가의 내외 정치, 세계은행과 IMF의 결정, 파리클럽의 채무협상, 신기술 개발, 팔레스타인 문제, 브라질과 중국의 날씨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관찰, 분석한다.
어디에서는 상품 가격, 환율, 채권, 주가가 원래와 차이가 있어 차액이 발생할 수 있다면 순종투자자들은 거기에 뛰어들어 시장이 그 차액을 균등화할 시기를 기다린다. 아주 큰 기회는 자주 있는 것이 아니므로, 주식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내 경우는 채권에서 최고의 투자 수익을 보았다.
채권: 중요한 투자 대상
대다수의 사람은 채권을 고정 금리의 증권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확실하고 안정된 투자 수단으로 여긴다. 물론 그렇다. 확실한 채무자의 채권 - 예을 들어 국채 같은 것 - 을 사서 만기가 될 때까지 기다리면 돈을 잃어버릴 위험이 없다. 그 채권은 만기에 액면 가격으로 상환받으며, 살 때 계산한 이자까지 확실하게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그사이에 여러 가지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어떤 채권은 만기가 10년에서 30년인 것도 있다. 이 기간에 장기채권의 금리는 때로 상당한 폭으로 움직인다. 특히 1970 ~ 80년대에는 금융시장에 상당한 변동이 있었는데, 1970년대에 채권은 대부분 액면가의 40퍼센트까지 떨어졌으며 1980년대에는 두 배로 상승했다. 매매가 가능한 채권의 시세는 당시의 금리 상화에 따라 변한다. 예를 들어 금리가 화폐 시장에서 10퍼센트에서 7퍼센트로 떨어지면, 10퍼센트 쿠폰이 있는 채권 가격은 상승해서 매수자에게 7퍼센트 더 높은 가격으로 팔리게 되는 것이다.
대형 투자자나 해지펀드, 은행, 보험회사 등은 이런 금리의 변화를 예견하고 수십억을 투자한다. 1994년 미국의 오렌지카운티라는 지방자치단체가 이렇게 투자했다가 바로 파산하고 말았다.
선물시장에서 만약 금리가 소수점 둘째 자리로만 움직인다면 적은 투자로도 꽤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10만 달러의 채권이 2천 달러의 증거금만으로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장기적인 이자 변동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려고 한다면 차라리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 주식시장은 채권시장의 커다란 변화에 늦어도 12개월이면 반응을 하고 시세 차익은 채권보다 훨씬 분명하기 때문이다.
채권 투데는 또 다른 종류가 있는데 나는 바로 이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 확실한 채자의 채권이 아니라, 아직도 지급되지 않았고 이미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증권을 말한다. 내가 언제나 자랑스럽게 말하는 채권 투자가 바로 이 종류다.
옛날에 훨씬 재미 좋았던 외환
여러 번 외환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 사실 외환통제경제, 외환관리규정 등이 있었을 당시에 외환시장에서의 투자 가능성은 훨씬 더 컸고 재미있었다. 숙련되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환율 시세를 이용해 차익거래를 할 수도 있었다.
오늘날의 외환시장을 보면 마치 은행, 보험회사, 해지펀드와 같은 대형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한 카지노판과 같다. 뿐만 아니라 화폐의 종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유로화의 도입으로 프랑과 마르크 간의 외환 투기도 지나간 얘기가 되고 말았다. 물론 유로화가 견고하다는 것을 전제로 말이다.
소액 투자자가 선물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화폐의 종류는 아마 손에 꼽을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의 화폐를 살 때는 무엇보다도 어떤 형태로든 그 나라와 관계가 있어야 한다.
오늘날 대형 투자자들은 수천만 명의 크고 작은 일반 투자자들과 싸워야 한다. 이제는 투자와 관련된 중요한 뉴스가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공개된다. 어떤 통계 자료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게 나오면 사람들은 모두 그쪽으로 몰린다. 외환 시세와 원래 가치 사이의 차이를 발견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설사 그것을 알았다고 해도 큰 도움이 안 된다. 외환시장은 단기 게임에 의해 지배되고 있으므로, 외환이 원래 가치대로 시세를 형세 하는 데만도 몇 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미 달러화가 15년 전부터 계속 평가 절하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모든 투자자는 환율 변동이 두 나라 화폐의 상대적인 가치 변동을 나타내기 때문에 강세와 약세가 상반된 개념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한편이 손해를 보면, 다른 한편은 이익을 얻는다. 이는 주식과 전혀 다르다. 지난 십 년처럼 증권시장이 지속적인 강셰를 보일 때 리스크를 잘 조절한 투자자는 이익을 얻을 것이다. 시세가 하락할 것이라고 보고 매도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게 되겠지만, 그 수는 아주 미미할 것이다.
원자재: 투기 대 투기
원자재 투자 역시 매도 포지션과 매수 포지션이 서로 대립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가격 상승을 대비해 투자하고, 다른 투자자는 하락을 예상하고 투자한다. 이것 역시 대단히 위험한 사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선물에 투자한다. 대량의 구리, 밀 등을 사는 데는 아주 적은 금액만 있으면 된다. 왜냐하면 이런 경우 지급 총액은 매매 금액이 아니라 미래에 지급해야 할 금액의 작은 부분에 해당하는 증거금이기 때문이다. 주가지수, 외환, 채권에 대한 선물 계약도 마찬가지이다. 파는 사람은 나중에 물건을 인도하고 사는 사람은 나중에 돈을 내기 때문에 선물을 Future 라고도 한다. 이 사업이 안고 있는 위험성은 투입되는 초기자본이 비료적 적다 보니 그다지 크게 인식되지 않고 있다. 상품 시세가 원하는 방향과 조금이라도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면, 투자자는 즉시 일정한 액수를 추가 부담해서 증거금을 높여야 한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의 포지션은 강제 해지 되고, 그렇게 되면 이미 들어간 돈은 하나도 건질 수 없게 된다.
원자재 투자는 위험도 알고 손실도 나름대로 감당할 수 있는 경험 많은 사람이 하는 것이 좋다. 원자재 투자는 사실 투자를 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나중에 자신의 공장에 사용할 원자재가 필요한 사람들처럼 말이다. 제분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곡류를 선물로 사고, 초콜릿 공장 주인은 카카오나 설탕을 선물로 사들이고, 섬유업자는 목화나 털을 선물로 산다. 또 금속 공예가는 금이나 은에 투자한다. 어떤 겨우든 원자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개인 투자자가 원자재 투자만을 통해 행운을 찾으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때때로 투자로 유인하는 상황이 생길 수는 있지만 말이다.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세련된 화술로 확실한 수익을 보장한다고 말하는 '상품선물거래회사'의 테레마케터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오직 손해를 본다는 사실뿐이다.
유가물 : 수집가 혹은 투자자?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 인플레 심리가 만연했을 때 유가물 투자는 안정적인 투자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많은 사람이 애써 모은 돈을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해 확실하게 보관하고자 했다. 그래서 그림, 골동품, 우표, 동전, 다이아몬드, 금 등을 사 모았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커피 분쇄기에 돈을 투자하기도 했다.
유가물의 가격은 형식상으로는 폭등했고 이런 흐름을 제대로 읽었던 열리한 투자자들은 한몫 챙길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유가물 속에 오랫동안 돈을 묶어 두었던 사람들이 행복했던 것만은 아니다. 오래전에 상당한 거액을 주고 유가물을 샀지만 20년 동안 사실상 돈을 잃은 것에 다름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금값은 정말 처참하게 떨어졌다. 1온스에 850달러 하던 것이 지금은 300달러도 되지 않는다. 이젠 더는 값이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나는 사실 금 숭배에 반대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가격 흐름이 매우 만족스럽다.
유가물은 어떠한 가치도 새로 창조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하이퍼 인플레이션 상황이 아니라면, 유가물은 투자 가치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이것은 원자재 투자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주식 배당금이 아주 작지만, 그렇더라도 주식 투자에서는 수익을 재투자하면서 복리 효과를 통해 자동으로 가치 증식이 이루어진다. 주식은 주짓회사가, 채권은 국가나 회사 등 발행자가 돈을 운용하는 데 비해 유가물은 그렇지 않다. 그 때문에 유가물에 대해서는 투기를 할 수 있을 뿐이다. 단지 큰 흐름을 알아내서 적절한 시기에 탐승해 이익을 얻고 적절한 시기에 내릴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방식으로 유가물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사실 가격 변동을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핵심은 항상 타이밍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유가물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과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이론적으로는 부를 축적할 수 있다. 나는 방금 '이론적'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이미 예로 들어 설명한 그림, 도자기, 골동품, 다이아몬드, 우표, 동전 등을 정말 잘 아는 사람들은 수집가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 물건들을 너무나 아끼기 때문에 같이 잠자리에 들 정도이다. 그러나 이들은 그 물건들과 떨어질 수가 없어서 결코 투자자가 될 수 없다. 장부상으로는 부자일지언정 그것으로 이익을 얻을 수 없다. 한편 싸게 사서 비싸게 팔고자 하는 투자자는 유가물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으므로 장기적인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자본이 두둑한 투자자를 위한 것
스스로 살 집은 주택이든 아파트든 가능하면 사라고 권한다. 이것이 첫 번째 투자이다. 그렇게 되면 상승하는 집세와 집주인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영역에 경험이 전혀 없지만 부동산 투자는 일반 투자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다. 나는 항상 증권, 외환, 혹은 원자재등의 동산에 투자해 왔다. 부동산은 그 이름이 의미하듯이 이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시장이 다르다 해도 다른 투자 시장과 마찬가지의 법칙이 통용된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도 호황과 불황 그리고 양방향으로의 과장국면이 있다.
부동산에 투자하고자 하는 사람은 일단 큰돈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보통 부동산 매수할 때는 부분적으로라도 다른 사람의 돈을 빌리게 되므로, 이 돈을 갚을 능력이 있어야 한다.
부동산 투자로 정말 제대로 돈을 벌고자 하면 어느 도시와 지역이, 그리고 어느 나라가 부동산 시장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는지를 예측해야 한다. 그래야만 평균 이사의 이익을 창출할 수가 있다.
물론 부동산 가격은 장기적으로 보면 상승했다. 그러나 인플레율 보다 더 많이 올랐다고는 볼 수 없다. 그렇게 보면 부동산에서 어떤 이익을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부동산 시장을 이야기할 때 드는 생각은 거기엔 도박성이 없다는 것이다. 오늘 사서 내일 팔기에는 그 사고파는 비용이 너무 크다. 그래서 부동산 시장은 증권, 외환, 원자재처럼 유동적이지 않은 것이다. 적절한 가격을 낼 사람을 만나려면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다. 간단히 말하면, 돈이 풍부하고 부동산 시장을 잘 아는 사람만이 이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
주식: 진짜 투자라고 할 수 있는 것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투자 대상은 역시 주식이다. 전 세계에서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는 10만 개가 넘는다. 주식시장에서는 한 분야의 상승 및 하락, 경쟁에서의 성공, 국가의 법률 개정, 선거, 사회의 트렌드, 미래의 유행 그리고 기술적 진보 등에 투자가 이루어진다. 어떤 기업은 땅 밑에서 행운을 끌어올리는가 하면 어떤 기업은 우주에서 그 기회를 찾는다.
세계 어디에서든 저평가된 기업을 발견할 수 있다. 이미 언급한 미국의 억만장자 워린 버핏은 그런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해서 부를 축적한 사람이다.
주식이 갖는 장점은 장기적인 상승운동에 있다. 물론 이것이 모든 기업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기업이 주가 하락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대체로 주식은 장기적으로는 항상 상승하기 때문에 다른 투자 방식보다 성공하기가 어렵지 않다. 자신의 재산을 약간 분산시키고, 크고 튼튼한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만약 기대처럼 주가가 상승하지 않아도 초조해 하기보다는 인내를 가지고 시세가 다시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출처 : 김재경 옮김 (앙드레 코스 틀라니 지음) ,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미래의 창), p67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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